[여의도풍향계] 청와대 축소·내각 강화…'초대 총리'에 쏠리는 시선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새 정부의 첫 국무총리, 그 상징성이 남다르죠.<br /><br />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책임 내각을 강조하고 있어 국무총리의 위상에 큰 변화가 예상되는데요.<br /><br />이번 주 여의도풍향계에서는 초대 총리의 의미를 한번 짚어보겠습니다.<br /><br />이준흠 기자입니다.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곧 윤석열 정부의 국정 2인자, 국무총리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입니다.<br /><br />어느 정도 후보군은 추려졌고, 이제 발표만을 남겨 놓은 상황인데요.<br /><br />어떤 인물을 지명할 것인가, 힌트는 나와 있습니다.<br /><br />키워드는 경제와 안보, 통합입니다.<br /><br />윤 당선인은 현재 한덕수 전 국무총리,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을 놓고 최종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.<br /><br />인수위 안팎에서는 한 전 총리에 더 무게를 싣고 있는데요.<br /><br />경제 관료 출신인 한 전 총리는 김대중 정부 청와대 경제수석, 노무현 정부 때 경제부총리와 국무총리, 이명박 정부 때 주미대사를 지냈습니다.<br /><br />경제, 외교, 안보까지 포괄하는 경력을 가졌습니다.<br /><br />전북 전주 출신에 김대중, 노무현 정부에서도 요직을 거쳐 상대적으로 인사청문 문턱을 넘기가 수월할 거라는 점도 고려된 걸로 보입니다.<br /><br />윤 당선인 측은 경제 관련 역량이 검증됐고 세평이 좋은 임 전 위원장에 대해서도 막판까지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전남 보성 출신인 임 전 위원장은 박근혜 정권 때인 지난 2016년 경제부총리로 지명됐지만 탄핵 여파로 무산된 적이 있습니다.<br /><br />국무총리의 역할은 우리 헌법에 적혀 있습니다.<br /><br />대통령을 보좌하고, 행정각부를 통할한다. 모두 거느려 다스린다는 뜻인데요.<br /><br />통상 대통령제 국가에서는 부통령을 두지만 우리나라처럼 대통령제에 총리가 있는 나라는 드뭅니다.<br /><br />헌법에 의원내각제적 요소가 담겨 있기 때문인데요.<br /><br />하지만 어디까지나 '대통령의 명을 받아' 보좌하는 직책이어서, 권한의 범위는 실질적으로 대통령 재량에 달려 있습니다.<br /><br />이 때문에 정권 초기마다 분권형 대통령제를 주장하며 총리, 내각에 힘을 싣겠다고 이야기하는데요.<br /><br />윤석열 당선인은 청와대 권한과 인력, 대폭 축소하겠다고 했죠.<br /><br />앞서 권력 독점을 지적하며 내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습니다.<br /><br />대통령실은 정책 아젠다를 발굴하고 조정 관리하는 데에만 힘쓸 것이라는 게 윤 당선인의 구상입니다.<br /><br />국가 안보, 국민 민생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 담겨 있는데요.<br /><br />윤 당선인 측은 대표적 사례로 국무총리 직속 신흥안보위원회를 꼽습니다.<br /><br />북핵과 군사 위협과 같은 전통안보는 대통령실이, 환경, 감염병, 신흥기술 등의 신흥안보는 총리실이 담당하는 방법을 제시한 건데요.<br /><br />큰 틀에서는 대통령이 외치, 총리가 내치에 집중하는 구상인데,<br /><br />이번 대선 내내 제왕적 대통령제 권한 축소가 화두였던 만큼, 새 정부에서는 총리 권한이 얼마큼 커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.<br /><br />강력한 권한을 가진 총리를 흔히 책임총리, 실세총리라고 부르죠. 역사상 거기에 가장 가까웠던 게 JP, 김종필 전 총리였는데요.<br /><br />김대중-김종필, 일명 'DJP 연합'으로 정권을 거머쥐면서, 김대중 정부 초대 총리는 김종필, 당시 자유민주연합 총재로 내정돼 있었습니다.<br /><br />총리를 비롯해 경제, 통일, 외교 분야 내각 추천권을 자민련에 주기로 합의를 한 데 따른 건데요.<br /><br />권력 지분을 갖고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눈치를 덜 봐도 되고, 대통령의 생각을 무조건 따를 필요도 없는 '책임총리'라는 말이 나온 배경입니다.<br /><br />하지만 이후에는 총리직의 태생적 한계 때문에 실질적인 책임총리는 없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인데요.<br /><br />이번에는 어떨까요?<br /><br />역대 정권 초대 총리의 면면을 살펴보면, 정권의 방향성, 신임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을 엿볼 수 있습니다.<br /><br />인물 자체에 국민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.<br /><br />김영삼 정부는 전두환 정권에서 농림수산부 장관을 지낸, 황인성 전 민자당 상임고문을 초대 총리로 지명했습니다.<br /><br />국가안전기획부장, 부총리 등이 영남 출신이어서 호남 출신인 황 전 총리를 지역 안배 차원에서 기용한 것입니다.<br /><br />국민 화합, 국민 통합의 의미를 담고 있는 인사였죠.<br /><br />노무현 전 대통령은 정권 초기, 개혁에 대한 불안감 해소를 위해 고건 총리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.<br /><br />김영삼 정부 마지막 총리이자 서울시장, 3번의 장관을 지낸 행정의 달인, 개혁 대통령-안정 총리로 이미지를 보완한 것입니다.<br /><br />물론 시작부터 삐걱댄 경우도 있습니다.<br /><br />박근혜 정부 때는 첫 총리 지명자가 낙마하는가 하면, 초대 총리인 정홍원 전 총리는 불멸의 총리, 뫼비우스 총리라는 별명까지 얻었는데요.<br /><br />박 전 대통령,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을 초대 총리로 지명했습니다.<br /><br />공동선대위원장을 거쳐 당선인 때는 인수위원장을 맡을 정도로 두터운 신임을 받았는데, 두 아들의 병역 의혹, 부동산 투기 의혹 등에 휘말리면서 후보 지명 닷새 만에 자진 사퇴했습니다.<br /><br /> "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드리고,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도 누를 끼쳐드려 국무총리 후보자 직을 사퇴하기로 결심했습니다."<br /><br />이후 박근혜 정부 초대 총리가 된 정홍원 총리, 성과보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임기로 더 주목을 받았는데요.<br /><br />세월호 참사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, 안대희 전 대법관,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이 줄줄이 낙마하며, 2년 임기 가운데 절반 정도를 유임 상태로 보낸 뒤에야 총리직을 내려놓을 수 있었습니다.<br /><br />하지만 간신히 임명된 후임 이완구 총리가 두 달 만에 사퇴하면서 또다시 정 전 총리 쪽으로 눈을 돌리는 사람도 많았는데요.<br /><br />불행인지 다행인지 외국에 머무르고 있던 터라, 그가 총리실로 돌아오는 일은 없었습니다.<br /><br />후보 지명이 끝나도 아직 송곳 검증이 남아 있습니다.<br /><br />이제는 야당이 될 더불어민주당이 인사청문회를 벼르고 있습니다.<br /><br />민주당 입장에서는 국정 운영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줘야 하는데요.<br /><br />총리를 시작으로 속속 드러날 내각의 윤곽, 정권 출범까지 남은 한 달이 새 여야 관계 정립에 가늠자가 될 전망입니다.<br /><br />지금까지 여의도풍향계였습니다. (humi@yna.co.kr)<br /><br />#윤석열 #초대_총리 ...
